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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인테리어가 단순히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는 문제였던 시절은 지났다. 요즘 기업들은 공간 자체를 브랜드의 언어로 쓴다. 약 410평 규모의 이 상업 오피스 공간은 그 명제를 가장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사례다.
태양과 수성이라는 두 사업부의 이름에서 출발해, 우주의 물리적 법칙을 실내 공간으로 번역해냈다. 수성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태양의 궤도와 공명하는 천체다. 강한 인력으로 서로를 붙잡는 두 별처럼, 이 공간도 두 사업부가 하나의 중력 안에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리셉션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직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채게 된다. 리셉션 카운터부터 소파 배치까지, 모든 선이 부드럽게 휘어 있다. 이 자유로운 곡선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동선을 유도하는 장치다. 방문객은 의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이끌린다.

천장은 블랙으로 마감해 우주의 깊이감을 표현했고, 바닥에는 금속 라인이 박혀 있어 행성의 궤도처럼 시선을 끌어당긴다. 카운터와 소파 곳곳에 포인트로 쓰인 오렌지 컬러가 차갑고 고요한 미래 감성 속에서 온기와 생동감을 더한다.
소회의실

두 개의 소회의실은 타원형 달걀 모양으로 외관을 만들었다. 메탈릭 도료를 마감재로 써서 표면이 빛을 받으면 은은하게 반사된다. 내부에 들어가면 곡면 벽이 소리를 안으로 모아주는 효과도 있어, 집중도 높은 소규모 미팅에 실용적이다. 외관의 형태 자체가 공간의 기능을 암시하는 구조다.
중회의실

중간 규모의 회의실은 타원형 외관에 양쪽으로 대형 유리를 달았다. 블랙 천장이 주를 이루는 공간에서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채광으로 상쇄한다. 유리 너머로 오피스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개방감도 확보했다. 회의 중에도 공간이 단절되지 않고 전체 흐름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오픈 오피스

직원 40명이 사용하는 개방형 업무 공간은 블랙과 화이트를 기본으로 깔고, 오렌지를 포인트 컬러로 썼다. 모노톤 베이스 위에 강렬한 컬러 포인트를 더하는 방식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파티션 없이 트인 구조라 팀 간 소통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유도한다. 가구 배치도 동선을 막지 않게 설계되어 있어 이동이 많은 업무 환경에 적합하다.
직원 휴게 공간

이 공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직원 휴게 공간이다. 오렌지레드와 블루, 화이트, 그레이를 조합해 다른 구역보다 훨씬 풍부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벽면에는 스톤 패턴 패널을 붙여 자연 소재의 질감을 더했고, 곡선 언어를 이어받은 소파 배치가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싼다.
수입 소파와 함께 건물주가 직접 수집한 아트 작품이 벽에 걸려 있어, 일반적인 사무실 휴게실과는 전혀 다른 결을 만들어낸다. 직원들이 잠깐 쉬는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다.
대표 집무실

대표 집무실은 전체 공간의 흐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오픈 오피스의 활기와 분리된 독립적인 구조로, 집중이 필요한 업무와 외부 미팅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구성했다. 공간의 규모나 마감 수준에서 전체 공간의 완성도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조용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유지한다.
